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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나를 위한 사색의 시간’, 방송인 오정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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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20.0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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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FFEE BARISTA

 

나를 위한 사색의 시간

방송인 오정연

 

KBS 대표 아나운서에서 예능인, 연기자를 넘나드는 방송인으로

최근에는 다시 카페 사장님으로 돌아온 방송인 오정연

카페를 운영하면서 사람 사는 맛을 알게 되었다는 오정연과 나누었던 짧은 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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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FFEE BARISTA

 

 

카페 체리블리에는 오정연의 애정이 녹아 있다. 매장 내 페인트 컬러가 마음에 들지 않아 다시 해야 했던 일이나 로고를 여러 번 다시 제작한 일, 남대문에서 직접 그릇을 골랐던 일, 국제 바리스타 자격증까지 취득한 일 등 그녀는 소소한 일화들을 이야기하는 내내 밝은 웃음을 지어 보였다.

 

오정연은 카페를 운영하면서 가장 좋은 점으로 만남을 꼽았다. “연락은 가끔 주고받았지만 바쁘다는 핑계로 만나지 못했던 친구들이 카페로 찾아오는 경우가 많아졌어요. 요즘은 친구들과 웃고 떠드는 시간이 너무 즐거워졌어요.” 그녀의 웃는 얼굴에는 여유가 생겼고 그로 인해 생활 또한 변했다. 주변 사람들과 예전보다 속 깊은 대화를 나누게 되었고 생각이 긍정적으로 바뀌면서, 자연스럽게 일도 잘 더 풀리는 느낌이라고.

 

2006KBS 아나운서로 첫 사회생활을 시작한 오정연은 2015년 입사 9년 만에 프리랜서로 전향했다. 이듬해에는 MBC 드라마 워킹 맘 육아 대디주연을 맡았다. “그때 서른세 살이었는데 그 나이에 새로운 분야에 도전할 수 있다는 게 무척 기쁘고, 감사했어요. 그리고 드라마 반응이 좋아서 연기에 대한 자신감도 조금 생겼어요.”

 

이때의 그녀는 짐작이나 했을까. 오정연은 지난해 옥상 위 달빛이 머무는 자리라는 연극 무대 데뷔를 성공적으로 치렀으며 얼마 전에는 영화 데뷔작 죽이러 간다촬영을 성공적으로 마치면서 연기 체질임을 증명하고 있다. “예전에는 아나운서다운 모습을 보이려고 애썼던 것 같아요. 또 남들이 나를 그렇게 바라봐줬으면 하는 부분도 있었고요. 하지만 요즘은 하루하루를 더 즐겁게 살려고 노력해요. 어떤 요소에 얽매이기보다는 제가 진짜 원하는 일을 우선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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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FFEE BARISTA

 

카페 체리블리를 열다

이제껏 해보지 않았던, 미지의 분야에 도전한다는 것은 쉽지 않다. 오정연 역시 처음에는 그랬다. “카페 창업이나 사업은 전혀 생각지도 못한 분야였어요.” 창업은 카페 허가 문제, 서류 작업, 세금 등 해야 할 일들이 너무 많아 보였기 때문이었다고. 그러나 돌이켜보면 체리블리가 또 하나의 운명은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고 이야기한다.

 

카페 창업은 아르바이트했던 과일 주스 전문점 대표의 이야기에서 시작되었다. “사장님이 5년 동안 운영하던 가게를 옮기려고 하는데, 인수할 생각이 없느냐 물어보더라고요. 그동안 일했던 가게니 익숙하기도 했고, 무엇보다 장사가 잘되던 곳이니 한 번쯤 해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됐죠.”

 

그렇지만 문제는 권리금이었다. “사장님은 생각해서 제시한 가격이었지만, 생각보다 권리금이 비쌌어요. 그 돈이면 원하는 동네에서 나만의 개성을 녹인 공간을 만들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죠.” 아르바이트했던 과일 주스 전문점은 10평도 채 안 되는 작은 가게였지만, 유동 인구가 많고 단골손님도 꽤 확보된 곳이었다. 그렇지만 그녀의 머릿속에서는 이미 나만의 공간이 점차 선명하게 그려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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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FFEE BARISTA

 

새로운 가게 자리를 찾던 중, 서강대 후문에 있어 학생들이 비교적 많고, 집과도 가까운 지금의 가게가 눈에 들어왔다. 신축 건물에 주인도 마침 디저트 카페가 생겼으면 하고 바라는 상황이어서, ‘여기가 딱이다는 생각이 들었다. “필요한 집기와 가구, 인테리어 비용들을 대강 따져 봐도 권리금보다 적게 들더라고요. 그래서 계약하게 됐어요.” 그렇게 오정연은 나만의 카페 체리블리를 열게 되었다.

 

창업을 준비하면서 오정연은 국제 커피바리스타 자격도 준비했다. “과일주스 전문으로 운영되었던 가게였기 때문에 커피에 대한 소양이 부족하기도 했고, 굳이 자격을 따는 게 목표였다기보다는 커피 공부가 필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어요.” 손님에게 내놓는 음식이니만큼 스스로확신이 필요했기 때문이었다고 한다. 어떤 일이든 제대로 하고 싶다는 그녀만의 근성 탓이기도 했다.

 

때마침 바리스타 자격을 함께 배우자는 사람도 있었다. 개그우먼 전영미, 박신영 아나운서와 함께 2개월 만에 자격 취득에 성공했다. “아르바이트 할 때는 매장에서 기계적으로 추출만 했는데, 자격을 따고 나니까 커피가 어떻게 추출되는지, 세팅은 왜 그렇게 되었던 건지 이해할 수 있었어요. 커피마다 향미가 조금씩 다르다는 것도 알게 되었고요.” 달콤한 맛을 선호하는 초딩입맛인 그녀가 아메리카노의 진정한 맛을 깨닫는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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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FFEE BARISTA

 

나만의 아지트, 체리블리

카페 체리블리는 그녀만을 위한 아지트 같은 곳이다. “일단 직업이 프리랜서니까, 집 외에는 내 공간이 없었던 게 그동안 너무 아쉬웠어요. 체리블리는 나를 위한 곳이기도 하지만 카페에 오신 분들이 휴식을 취하고 새로운 에너지를 찾아갈 수 있었으면 하고 바라요.”

 

체리블리는 오정연이 좋아하는 과일 체리cherry’에 사랑스러움을 뜻하는 러블리lovely’ 그리고 ‘~할 수 있는뜻의 ‘able’이라는 의미를 담아 완성했다. 그녀는 체리가 가진 성숙함(Mature), 그윽하고 풍부한(Mellow), 건강한(Healthy), 밝은(Bright) 같은 다양한 감성을 카페 분위기 속에 녹여냈다.

 

사랑스러운 카페 상호에 걸맞게 내부 인테리어는 파스텔 핑크와 블루컬러를 매치해 로맨틱한 감성을 담았다. 카페에서 책을 읽거나 휴식을 취하면서 얼마든지 머물 수 있도록 11콘센트까지 마련해놓았다. 대학교 인근의 카페답게 메뉴 가격도 착한 편이다. 커피 한잔시켜놓고 온종일 편하게 휴식을 취할 수도 있다.

 

카페 체리블리가 문을 연지 어느덧 1, 많은 것이 달라졌지만 카페 일에도 최선을 다하고 싶다는 그녀만의 열정은 아직 식지 않았다. “영화를 찍으면서 카페를 비우는 시간이 많아서 어쩔 수 없이 매장을 담당해줄 매니저도 뽑았어요. 그래도 재고 주문이나 관리는 직접 하려고 노력해요.” 그녀는 체리블리를 찾는 손님들이 언제나 같은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레서피도 세세하게 정리하고 직원 교육도 빼놓지 않는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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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FFEE BARISTA

 

그렇다면 체리블리에 매출은 어느 정도일까. “카페는 처음부터 돈을 많이 벌어야겠다는 생각으로 시작한 것이 아니어서, 사실 평균 매출이 얼마다 이렇게는 계산해보지 않았어요.” 여기에는 카페 운영이 생각만큼 순탄하게 흘러가지 못한 이유도 있다. “근처에 스타벅스 매장이 2개 있었는데, 지난해 10월에 서강대 캠퍼스 안에 대형 스타벅스 매장이 또 들어서면서 저희도 타격을 좀 받았어요. 그 후에 이제 다시 매출이 오르나 싶었는데, 코로나19가 터지면서 매출이 다시 40% 정도 떨어지더라고요.” 그녀는 또 일부러 멀리서 찾아와 주는 팬 분들이 있어서 코로나 시국에도 잘 버티고 있는 거 같아요. 제가 간혹 매장에 없을 때 오시는 분들도 있어 안타깝지만 늘 고마운 마음이죠라고 이야기했다.

 

늘 여유로운 미소로 화답하는 오정연이지만, 그녀도 한때는 성취 지향적으로 살던 시절이 있었다. “KBS 아나운서 시절에는 정말 쉬는 날도 없이 일만 하던 시절이 있었어요. 남들로부터 인정받고 싶다는 욕구도 있었죠. 하지만 그런 시기가 있었기에 지금의 여유도 제대로 즐길 수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요.”

 

삶의 굴곡을 다 견디고 돌아온 듯, 이제는 앙금마저 다 털고 일어난 그녀. “마지막에 웃는 것이 승자가 아니라, 많이 웃는 사람이 진정한 승리자가 아닐까요라고 웃는 오정연의 얼굴에서, 오늘을 위해 노력할 줄 아는 그녀만의 아름다운 시간을 들여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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