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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역사, 그리고 커피➁] 커피의 과거와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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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20.0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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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

 

커피를 좋아하는 일에도 이 이야기는 통용된다.

어떤 이의 눈에는 그저 검은 물 한잔이었고,

누군가에게는 운명의 전환점이 되었을 역사 속 커피.

동방의 작은 나라 조선에 뿌리내리고, 시대와 함께 변해온 한 잔의 커피 이야기.

 

참고도서 <실용커피서적> 따비 / <커피인문학> 인물과 사상사

사진 동서식품 / 달콤커피 / (사)한국커피바리스타협회 / 한국네슬레


맥심.jpg
1978년 최초 동결건조 공법 만든 동서식품 맥심 ⓒCOFFEE BARISTA

 

달콤한 믹스커피의 맛, 한국을 사로잡다

 

유입 초기 상류층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커피는, 다방 문화의 확산과 함께 대중화의 길로 접어들었다. 그러나 6.25 전쟁의 포화와 함께 다방 문화가 변하기 시작했다. 가장 먼저 인스턴트커피의 활성화다. 해방과 동시에 미군이 한국에 주둔하기 시작하면서, 군용 식량에 포함되어 있던 인스턴트커피가 시중에 유통되기 시작했던 것. 당시 커피는 대부분이 미군 부대를 중심으로 유통되었지만, 남대문 도깨비 시장에서 알음알음 판매되었다.

 

인스턴트커피의 합법적인 유통 질서를 확립하고 외화 낭비를 막기 위해 우리나라는 자체 커피 생산에 대한 필요를 느끼게 되었다. 가장 먼저 동서식품이 1970년 미국 제너럴 푸즈와 기술 제휴를 통해 국내 최초의 인스턴트커피 맥스웰 하우스를 생산판매하기 시작했다. 맥스웰 하우스는 1970년대 초 국내 커피시장 대부분을 점유하면서 꽤 오랜 기간 호황을 누렸다.

 

동서식품은 1974년 식물성 커피 크리머인 프리마를 자체 생산하였고, 1976년 세계 최초로 커피믹스를 개발했다. 1980년대에 접어들면서 커피자판기가 등장했고, 이맘때쯤 인스턴트커피 시장에 뛰어든 두산그룹과 합작한 네슬레의 등장으로 드디어 국내 커피시장은 맥심과 초이스 커피로 크게 양분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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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년대부터 핸드드립 커피를 선보인, 국내 1세대 바리스타 박이추 선생. ⓒCOFFEE BARISTA

 

핸드드립의 시대가 열리다

 

프리미엄 커피 같은 마케팅 용어와는 다른 의미의 스페셜티 커피는 쉽게 말해 스페셜티커피협회에서 정한 기준 평가에서 100점 중 80점 이상을 받은 우수한 등급의 커피를 말한다. 국내 스페셜티 커피를 이야기하는 자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사람들이 있다. 커피애호가들 사이에서 오래 전부터 ‘13이라 불리는 국내 1세대 바리스타들로, 1980년대 국내 최초로 스페셜티 커피를 이용한 핸드드립 커피를 선보였다.

 

1990년대 중반 명동에서 융드립으로 유명했던 ()서정달 선생, 동경에서 배운 드립 커피를 소개한 ()박원준 선생, 오사카 출신으로 절대미각이라 불렸던 박상홍 선생, 현재 현역에서 가장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보헤미안 커피 박이추 선생이다.

 

박이추 선생은 우리나라 최초로 단국대학교 평생교육원에서 커피전문가 과정을 개설하였으며, 카페 보헤미안을 강릉으로 옮기면서 강릉이 커피의 메카로 자리매김하는 데 한 몫을 담당했다. 또 현재 강릉 보헤미안 커피공장을 성황리에 운영하고 있다.

 

1980년대 후반, 국내 최초 원두커피 전문점 자뎅이 압구정동에 처음 가게를 열면서 에스프레소 커피의 대중화가 시작되었으며, 1999년 스타벅스가 이화여자대학교 앞에 1호점을 연 것을 시작으로 국내 커피에 대한 관심이 점차 고조되기 시작했다.

 

로봇커피 비트.jpg
2018년 달콤커피가 처음 선보인 로봇카페 ‘비트’, 주문부터 결제까지 앱 하나로 간편하게 이용할 수 있다. ⓒCOFFEE BARISTA

 

로봇, 커피를 내리다

 

4차 산업혁명 시대로 접어들면서, 인공지능과 로봇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세계 각국의 기업들이 인공지능과 로봇에 주목하면서, 사람의 손을 대체할 수 있는 무인 서비스 기술이 빠르게 확산되었다. 물론 이러한 움직임은 커피업계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단순하게 음료를 따르기만 하는 수준의 로봇만 있는 것이 아니다. 주문에서 서빙까지, 기존에 사람이 하던 일을 로봇이 대신하고 있는 가게가 꽤 많이 늘었다. 다양한 ICT 기술을 적용한 로봇 바리스타는 맛은 둘째 치고, 색다른 볼거리로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킨다.

 

이처럼 무인화 바람이 거세지는 주요 이유는 무엇일까. 비대면 거래를 선호하는 소비자가 느는 것도 이유가 될 수 있다. 또 최저임금 인상과 주 52시간 근무제 같은 직무 환경에 변화가 일어나면서, 비용 절감에 고심하던 점주들이 결단을 내린 것이다.

 

2018년 초 달콤커피가 로봇카페 비트를 오픈해 고객들에게 로봇 바리스타의 손맛을 보여 주었다. 서울 역삼동에 위치한 라운지엑스에서는 결제에서부터 핸드드립, 서빙까지 모두를 로봇의 손으로 서비스한다. 로봇 바리스타는 클라우드를 기반으로 드립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분석하고 수정할 수 있으며, 동시 추출방식을 통해 기존 드리핑보다 최대 2.6배 빠르게 핸드드립 커피를 손님에게 제공할 수 있다고 한다.

 

특히나 로봇카페는 좁은 공간에도 설치할 수 있고, 유지비 측면에서도 적지 않은 이익이 된다는 평가다. 남는 인건비를 매장 관리, 조리 등 다른 곳에 투입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 또 매출 관리 시스템을 통해 정확한 수입 집계 등이 가능하다.

 

로봇 카페가 늘어난다고 해서 사람의 일이 사라진다는 것은 아니다. 재료 채우기, 청소, 정리 등은 여전히 사람의 몫이다. 다만 커피 제조에 묶여 있던 시간을 비교적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게 됐다. 물론 로봇이 제공하는 커피가 일반 자판기 커피와 다를 바 없다는 부정적인 평가도 있고, 사람만이 줄 수 있는 애착이나 정이 부족하다는 아쉬움도 있다. 그러나 이것이 시대의 흐름이라면, 이 유행을 막을 대안은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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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한국능력교육개발원의 전석한 원장. ⓒCOFFEE BARISTA

 

커피 바리스타새로운 직업이 되다

 

커피바리스타 자격을 국내에 가장 먼저 등록 도입한 곳은 ‘()한국능력교육개발원(이하 한능원)’이다. 전석한 원장은 자격법 관련해서 서류를 접수하러 갔는데, 담당 공무원이 다방 커피도 자격이 필요해요?’라고 되물어올 정도였다고 당시의 일화를 털어놓기도 했으니 더 말해서 무엇 할까.

 

한능원은 2007년부터, 미등록 커피 자격증이 난무하던 당시 상황을 타개하고 커피바리스타 자격을 규정화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진행해왔다. 자격 등록 서류를 갖추기 위해 매번 직접 발로 뛰어야 했고, 자료 부족으로 접수를 거절당하는 일도 빈번했다. 그러나 자격 발급에 대한 국가 인증을 받고 나서도 막막한 상황은 나아지지 않았다. 자격증 교육을 위한 교재, 학원 등이 전무했기 때문이었다.

 

1999년 스타벅스가 이화여자대학교 앞에 1호점을 연 것을 시작으로 국내 에스프레소 시장에 대한 관심이 늘었으나, 외국 브랜드를 중심으로 형성된 커피 시장 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도 적지 않았다. 그러던 찰나, 2007MBC 드라마 <커피프린스 1호점>이 공전에 없던 히트를 치면서 바리스타에 대한 관심이 늘었고 점차적으로 자격 지원자들의 수도 늘어나게 되었다.

 

그러나 바리스타라는 직업에 관심이 생기면서 점차 새로운 문제가 부각되기 시작했다. 관련 자격을 발급하는 기관이 우후죽순으로 늘면서 자격증 남발로 인해 커피바리스타 자격이 하향평준화 되었다는 점이다. 커피바리스타 자격을 따서 취업으로 연결되지 못한다면 자격증 취득 이유가 사라지는 것이나 마찬가지. 커피 바리스타 자격이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자격증을 따고, 취업으로 직결될 수 있어야 한다.

 

전석한 원장은 커피바리스타 권리와 자격 보호를 위해 기존 1, 2급 자격이외에 커피마스터 자격시험을 만들었으며, 현재는 커피마스터 자격의 국가공인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커피마스터 자격 합격률은 약 20%, 자격을 보유한 사람은 300여 명으로 다른 민간 자격에 비해 현저히 낮은 숫자다. 자격시험이 어렵다보니 지원자가 적고, 이로 인한 수익도 적지만 바리스타들에게 꼭 필요한 자격이라는 것이 전 원장의 신념이다. 또 바리스타들의 권리와 이익을 적극적으로 보호하기 위해 ()한국능력교육개발원에서 발급하던 커피 관련 자격을 ()한국커피바리스타협회(KcBA)에 일임해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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