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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여전히 새로운 한 걸음” 국가대표 바리스타 김사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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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20.0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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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새로운 한 걸음

 

국가대표 바리스타 김사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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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템플 김사홍 바리스타 ⓒCOFFEE BARISTA

 

어느 덧 커피에 입문한지도 16년 차. 수많은 대회에서의 입상 경력만 보아도, 그는 누구나 인정하는 국내 최정상급 바리스타임이 틀림없다. 그러나 처음 세웠던 목표가 최고 바리스타가 되는 것이었기에, 여전히 최고의 길을 가고자 노력한다는 김사홍 바리스타. 그와 나누었던 짧지만 맛깔났던 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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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FFEE BARISTA

 

오전 9, 아침잠이 유독 많은 에디터가 서울 마포구 상암동 커피템플 매장에서 김사홍 바리스타와 얼굴을 마주한 순간이다. 모두가 출근을 서두르는 이 시간, 매장에서는 말간 얼굴을 한 김사홍, 신채용 바리스타가 반가운 얼굴로 손님을 맞이했다. 아침시간 탓인지 커피는 대부분 테이크아웃이다.

커피템플의 파란 문이 몇 번 더 열리고 닫혔을 즈음, ‘커피템플 공동 대표라는 짧은 소개와 함께 김 바리스타와 얼굴을 마주할 수 있었다. 커피를 업으로 시작한지, 올해 16년이 되었다는 김사홍 바리스타의 얼굴에서는 여전히 소년 같은 장난끼가 배어나왔다.

 

커피, 그 운명적 조우

 

이십대에는 영화감독이 꿈이었다고 밝힌 그는 당시의 나는 여물지 못했다. 또 환경적으로 영화를 계속하기 어려운 상황이 생기니 금세 포기하게 되더라고 자조했다. 이십대 대부분을 영화판에서 보내고 갓 서른이 되었을 때 그는 갑자기 영화를 그만두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앞으로는 무엇을 하면서 먹고 사나 하는 생각이 들었을 때 그의 눈을 사로잡은 것이 바로 커피였다.

 

커피가 지금처럼 대중화되지 않았을 당시였다. 그러나 김사홍 바리스타가 커피를 택했던 이유는 단지 쉬워 보였다는 것. 머릿속으로 여러 가지 작업을 떠올렸지만, 자격 과정을 따는 것만도 몇 년이 걸리는 일은 시작하기는 두려웠다. 어느덧 그의 나이 서른이 아니었던가. 물론 거기에는 자격을 따서 나중에 작은 커피숍을 차리고 싶다는 생각이나 일을 마치고 찾아온 친구들과 함께 노닥거리면서 생활할 수 있겠구나 하는 얄팍한 생각도 깃들어 있었다. 그렇게 쉬운 마음으로 커피를 시작하게 되었으나 그는 금세 커피가 주는 매력에 빠져들었다.

재미있었다.” 16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커피가 가장 재미있는 일이라고 말하는 그이니, 당시에는 과연 얼마나 재미있었던 걸까.

 

커피의 맛, 최적점을 찾다

 

대화를 나누면서 가까이에서 살펴본 김사홍 바리스타는 스스로에 대해, 또 커피에 대해 엄격한 사람이었다. 좋아하는 것, 잘하는 것, 하고 싶은 것 등에 대한 확고한 비전을 가지고 움직이는 사람. 그것을 꼭 해내고야 마는 사람이었다.

 

맛있는 커피를 찾고 분위기를 즐기는 사람도 있지만, 나는 커피를 만든 일 자체를 가장 좋아한다.” 그는 원두를 가장 현명하게 활용하여 커피를 만들고, 그 과정에서 최적점을 찾아내는 것 그리고 그것을 지속적으로 유지해 내는 것에만 오롯이 관심을 가진다. 마치 도자기를 빚어내는 장인의 손길이 그러하듯이 커피를 최상의 상태로 빚어내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

커피를 만드는 일에 집중하고 꾸준히 반복하여, 언제 어떤 상황에서 만들어도 가장 맛있는 커피를 손님에게 낼 수 있도록 집중하는 것이다.

 

맛있는 커피란 무엇일까라는 말에 그는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경험이라는 대답을 한다. 특히나 스페셜티 커피에 대한 관심이 늘고 있는 요즈음에는 맛있는 커피를 자주 만날 수 있다. 사람마다의 기준이 조금씩 다를 뿐. “맛이 우선이라기보다는 경험이 동반되었을 때 맛있는 커피로 기억될 수 있다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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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상암동 커피템플 ⓒCOFFEE BARISTA
 

커피의 신전, 커피템플을 열다

 

템플이라는 단어 자체가 어떤 종교적인 의미가 있는 것은 아니다. 한국이 김치 종주국인 것처럼 에스프레소의 종주국은 이탈리아라고 생각했기에, 실내 인테리어 또한 그리스 신전에서 영감을 얻었다. 커피템플의 외관은 블루 컬러로 주목성을 높였으며, 실내는 화이트를 중심으로 모던한 분위기를 강조했다. 다만 곳곳에 돌기둥이나 아치, 돔을 형성화한 오브제를 배치해 커피의 신전과 같은 분위기를 연출했다.

 

서울 상암동 커피템플은 김사홍, 신채용 부부 바리스타가 함께 운영하는 매장이다. 부부라고는 하나, 두 사람 모두 커피 분야에서 이름이 꽤 알려진 바리스타이기에 장점이나 단점도 있을 터였다.

신채용 바리스타는 커피를 사랑하는 사람이다. 어떤 일이든 대충하지 않고 집중해서 최고의 맛을 내기 위해 노력하는 스타일이다. 좋은 동료이고, 가장 믿을 수 있는 사람이다. 또 어찌 생각하면 가장 힘든 사람이기도 하다(웃음).” 서로가 추구하는 커피에 대한 기준이 높기 때문에 가끔은 싸우기도 한다. 그러나 가장 의지가 되는 동반자라는 사실에도 변함이 없다.

 

김사홍 바리스타가 에스프레소 커피의 질을 올리기 위해 한 우물을 파는 사람이라면, 신채용 바리스타는 에스프레소를 활용한 베리에이션 음료를 선보이는 믹솔로지스트라 할 수 있다. 커피템플의 베리에이션 커피와 시그니처 음료는 대부분 신 바리스타의 작품이다.

어떻게 보면 너무나 다른 두 사람이 만들어내는 시너지가 있기에 오래도록 한 자리를 지키면서 커피 맛집이라는 명성을 쌓을 수 있었던 것은 아니었을까.

 

10년 전 김사홍 바리스타는 서울 상암동에 커피템플을 처음 열었다. 상암2호점과 제주점은 여전히 운영되고 있지만 1호점은 지난해 10월에 문을 닫았다. 어차피 내려야할 결단이라는 말이 옳은지도 모르겠다

지난 10년 간 같은 방식으로 계속 가게를 운영해왔다. 커피에 대한 선호도나 환경, 문화 등 다양한 요소들이 급변하고 있는 상황에서 다소 정체되어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같은 방식으로는 반복만이 있을 뿐이고, 정체되고 있다는 느낌 자체가 퇴보라 생각했기에 과감하게 결단을 내렸던 것.

사실 상암2호점도 올해까지만 운영하고 정리할 생각도 가지고 있다. 이유는 물론 휴식기이다. 지난 10여년 쉬지 않고 정상을 향해 달려왔으니, 잠시 쉬면서 새로운 방식으로 커피와 만나고 싶은 생각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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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WCCK KNBC에서 시연하는 김사홍 바리스타 ⓒCOFFEE BARIST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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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라코르테와 함께한 커피 세미나 ⓒCOFFEE BARISTA

 

바리스타를 위한 대회 베스트 컵 그라운드

 

김사홍 바리스타는 10년 정도 꾸준히 대회에 참가하면서 명성을 쌓았다. 앞으로는 어떨까. 가수가 콘서트를 여는 듯한 마음으로 꾸준히 대회에 참여했다. 실력을 검증받고 싶다는 마음도 있었던 것 같다. 이제 대회에 참여를 안 하겠다는 생각은 아니지만, 보여주고 싶은 것이 생겼을 때 자연스럽게 다시 대회에 출전하게 될 것이라 생각한다.”

바리스타 대회에 출전하는 것은 아니지만, 김사홍 바리스타는 홍보대사로 활동하고 있는 달라코르테와 함께 올해 베스트 컵 그라운드라는 바리스타 대회를 준비하고 있다. 작년에 이미 첫 대회가 열렸고, 올해부터는 김사홍 바리스타가 본격적으로 가세하여 대회 규정이나 룰까지 새롭게 정비하고 있다.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인해 일정이 연기되어 5월 중순쯤으로 대회 개최를 예상하고 있으며 서울, 부산, 대전 3개 정도 지역예선을 거쳐 11월쯤 본선이 진행될 예정이다.

베스트 컵 그라운드는 다른 대회와는 차별화된 콘셉트를 자랑한다. 일상에서 바리스타들이 가장 많이 상요하는 블렌드 커피를 주 재료로, 타 대회보다 캐주얼 한 분위기로 개최된다. 모든 평가는 블라인드 테스트로 진행되고, 2명의 전문 심사위원 외에 참가자 전원이 경쟁자의 심사에 직접 참가하는 이색적인 대회로 만들 예정이라고 한다.

 

한때 할리우드 키드를 꿈꿨던 김사홍 바리스타는 봉준호 감독의 아카데미 작품상 수상 소식을 들으면서 약간의 위안을 얻었다라고 이야기한다. 20년 정도 한 길을 걸으니 어느 정도 경지에 다다를 수 있구나 하는 생각에 위안을 얻을 수 있었던 것. 누구나 한 길을 고집하는 것에는 고단함이 따른다. 그것이 나 혼자만의 고단함이 아니었다는 안도감.

물론 그가 영화를 그만두지 않았다면 지금의 바리스타 김사홍은 없었을지도 모른다. 그리고 그가 만들어 낸 이 맛있는 커피 한잔까지도.

봉준호 감독이 아카데미 트로피를 거머쥐고 무대에서 활짝 웃었듯, 언젠가 김사홍 바리스타도 인생 최고의 순간에서 맞이하게 될지도 모른다. 그의 다부진 눈매를 보면서 그날이 멀지 않았음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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