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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스틱 줄이기 자율협약 1년 ‘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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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19.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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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부가 커피전문점 및 패스트푸드점과 자율협약을 맺고, 일회용품 규제에 나선지 1.

갑작스런 규제에도 어느 정도의 성과를 보이고 있다는 언론 보도와는 다르게,

길거리에 쌓인 일회용 컵들과 플라스틱 빨대는 여전히 자율협약을 비웃고 있다

 

에디터 황진원 / 사진 홍혜진 

 

세계는 지금, 플라스틱과 전쟁 중

 

지난 2015, 미국 텍사스대 해양 연구팀이 코에 플라스틱 빨대가 박힌 바다거북을 발견한 이후 전 세계는 충격에 빠졌다. 지구상에 배출되는 플라스틱 쓰레기의 양은 연간 3억 톤. 누군가 버린 플라스틱 쓰레기에 고통스러워하던 바다거북의 영상이 시발점이 된 플라스틱 퇴출 운동은 전 세계로 퍼져 나갔고, 유엔(UN)은 지난해 플라스틱 쓰레기 문제를 가장 시급한 세계 환경 이슈로 지목하며 각국에 플라스틱을 줄이기 위한 규제 강화를 독려했다.

국내 해당 기관인 환경부 또한 플라스틱을 줄이기 위한 방침으로 지난해 5, 커피전문점 및 패스트푸드점 21개 업체와 일회용품 줄이기 자율협약을 체결했으며, 얼마 뒤 8월에는 매장 내 일회용 컵 사용을 금지시키는 취지의 자원재활용법을 발표, 플라스틱을 줄이기 위한 규제 방안을 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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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 내 플라스틱 규제 1년 그 후

 

그로부터 1, 정부의 일회용품 줄이기 자율협약은 얼마나 효율성을 거두고 있을까. 일단, 가시화된 수치로만 따져보면, 커피업계의 플라스틱 규제 법안은 성공적이라 볼만하다. 환경부가 발표한 바에 따르면, 자율협약 체결 매장에서 수거한 일회용 컵 비중은 지난해 7206톤에서 올해 458톤으로 72%가량 감소했다. 이밖에도 수도권 지역의 커피전문점 81%가 다회용 컵을 이용하고 있으며, 텀블러 사용으로 제공된 할인 혜택 건수만 1024만여 건, 할인 가격은 무려 294045만 원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환경부가 발표한 이 성과들은 얼마나 신뢰할 수 있는 수준일까. 환경부가 발표한 수치는 일회용품 줄이기 자율협약을 체결한 21개 업체만을 대상으로 한 수치에 해당한다. 때문에 국내에서 운영 중인 커피전문점 전부를 대상으로 삼았을 경우에는 오히려 일회용 컵의 사용 비중이 높아졌을 가능성이 크다는 게 업계의 전반적인 분위기다. 자원재활용법 시행에 따라, 매장 내 일회용 컵 이용이 금지됐다고는 하지만, 테이크아웃 이용 소비자가 많고, 매장 이용 고객 중 남은 음료를 일회용 컵에 담아 달라는 요구 또한 빈번하게 이뤄지는 상황에서 전체 일회용 컵 사용량은 오히려 증가했을 것이라는 의견도 적지 않다.

 

텀블러 이용 또한 실제 사용자는 극소수라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한국소비자원이 커피전문점 내 테이크아웃 이용 소비자를 조사한 결과, 이용자 중 92.5%는 일회용 컵을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10명 중 1명만이 텀블러를 사용했다는 얘기다.
물론, 환경부의 발표를 모두 신뢰할 수 없다고 말하긴 어렵다. 실제로 일회용품 사용을 줄이려는 커피 업계의 노력은 소기의 성과로 나타나고 있다. 자발적으로 종이빨대를 도입하는 업체는 물론이고, 다회용 컵 이용 증진을 위해 고객에게 유리컵, 머그컵 사용을 독려하는가 하면, 텀블러 사용 혜택을 제공하는 매장 또한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이러한 업계의 작은 움직임들이 모여 국내 소비자들의 일회용품 사용량은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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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FFEE BARISTA

 

풀어야 할 숙제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갈 길은 멀다. 소비자들이 테이크아웃 시 이용하는 일회용 컵, 그리고 무분별한 종이컵과 플라스틱 빨대 사용 등이 그 이유다.

테이크아웃 고객에 한해서 사용되는 일회용 컵의 경우, 이물질이 묻은 채, 분리수거가 되지 않은 채 버려지는 경우가 많아 재활용 수거에 골치를 썩이고 있다. 이러한 문제로 서울시는 일부 도시에 일회용 컵 전용수거함을 설치하는 등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아직까지 성과는 미비한 수준이다.

 

또 하나의 문제는 종이컵과 플라스틱 빨대가 일회용품 이용 규제 대상이 아니라는 점이다. 국내법상 종이컵과 플라스틱 빨대는 일회용품으로 규정되지 않는다. 당연히 커피전문점에서 종이컵과 플라스틱 빨대는 자유롭게 소비자들에게 제공 가능하다. 종이컵과 플라스틱 빨대 모두 실로 엄청난 일회용 플라스틱을 배출하고 있는데도 말이다.

일반적인 인식과 달리 종이컵의 안쪽 부분은 플라스틱 코팅처리(폴리에틸렌·PE)되어 제작되기 때문에, 종이컵만 모아 수거하지 않는 이상 재활용이 어려워진다. 이 때문에 환경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일회용 종이컵이 환경에 미치는 악영향은 플라스틱 컵과 별 차이가 없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플라스틱 빨대는 어떤가. 법적으로 일회용품으로 지정되지 않은 품목인 빨대는 정확한 소비량 측정조차 불가능하다. 사태의 심각성을 인지한 정부는 지난해 9, 1차 자원순환기본계획(2018~2027)을 발표하며 플라스틱 빨대를 단계적으로 규제한다는 내용을 발표했으나, 2021년부터 빨대를 포함한 플라스틱 규제안을 법제화 한 유럽국가에 비하면 다소 늦은 조치라는 지적이 불가피하다.

 

결국, 플라스틱으로 인한 환경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정부의 현실적인 지원 정책과 함께 업계와 소비자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인식 전환이 가장 큰 숙제다. 국회에 계류되어 있는 플라스틱 컵 활용에 대한 인센티브 정책 등을 빠른 시일 내에 도입해 국민들의 재활용 활동을 적극 장려하고, 종이컵 대신 다용도 컵을 권유하는 매장, 일회용 컵 대신 텀블러를 이용하는 고객들이 나 하나쯤이야라는 생각을 탈피하고 환경 문제에 적극 공감할 때, 비로소 커피전문점의 일회용품이 사라지는 장면을, 1인당 플라스틱 사용량 세계 1위라는 불명예를 벗어나는 모습을, 환경 문제로부터 자유로운 대한민국을 보게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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