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19-10-15(화)

[인터뷰] 볼리비아인 커피마스터…‘카페105’ 레일라 뮬러 리베라를 만나다

"아직도 커피는 미지에 가까운 세계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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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19.0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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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105의 점장이자 커피마스터 레일라 뮬러 리베라 [사진=한정선]

 

서울 연남동에 위치한 카페105를 처음 방문한 사람이라면, 주문하려다 말고 일순간 당황하게 될지도 모른다. 금발의 미녀 커피마스터가 주문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바로 레일라 뮬러 리베라다. 봄볕처럼 수줍은 듯 친근한 얼굴의 그녀는 13년 차 바리스타이자, 카페105의 점장이다.

 

리베라는 볼리비아로 환경 다큐멘터리 촬영을 온 남편의 열렬한 구애를 받아 결혼을 결심하면서 무작정 한국의 땅을 밟았다. 그 후 20, 이제 한국은 남편의 나라가 아니라, 2의 고향이 되었다. 이국 볼리비아에서 온 그녀가 한국 카페의 대표 바리스타가 되기까지, ‘노력과 성실함이 원천이라는 그녀만의 긍정 요법을 들어본다.

 

커피의 기초가 남다르다

 

리베라의 고향 집 앞마당에는 커피나무 네 그루가 서 있었는데, 커피를 수확하는 계절이 되면 할머니가 직접 열매를 따고 건조하고 로스팅해서 커피를 만들어 주었다고 한다. 이런 환경 덕분에 리베라는 커피와 자연스럽게 친해질 수 있었다. 한국으로 온 후, 지인의 소개로 원두 수입·유통 회사 JNR에 입사하고 바리스타로 일하면서, 커피마스터와 커피감정사까지 공부를 지속할 수 있었던 밑바탕에는 이런 추억이 녹아 있었기 때문이다.

 

남아메리카 중부 고지대에 위치한 볼리비아는 국내 커피 애호가들에게 잘 알려진 곳은 아니지만, 세게적으로 유명한 스페셜티 커피 생산국 중 하나다. 반면, 한국은 전 세계 로스팅 기술이 집약되어 있다. 원두 생산국인 볼리비아에서 성장해, 커피 관련 기술이 발달된 한국에서 커피를 공부하게 되었으니 리베라에게는 남들과는 조금 다른 생각이나 관점에서 커피를 보고 관찰할 수 있는 원천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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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015 내부모습 [사진=한정선]

 

매일 다른 커피, 카페105

 

카페105는 지난해 연말, 장충동 매장을 이전해 연남동에 새 둥지를 틀었다. 주택을 개조해 만든 장충동 매장이 자연스럽고 편안한 컨셉이었다면, 연남동은 에스프레소의 본고장인 유럽에서 먹어본 맛있는 에스프레소 카페로 차별화했다. 에스프레소라고 하면, 작은 잔에 진하게 우려낸 커피를 생각하기 쉽지만, 실제 유럽의 에스프레소는 미디엄 로스팅으로 미국의 다크 로스팅 원두에 비해 가볍게 즐기기에 좋다. 또 카푸치노, 라떼 등 카페 메뉴가 다양화되고 있는 국내 트렌드와도 잘 어울린다.

 

카페105는 매일 아침 커피를 테스트하는데, 직원들이 모두 모여서 맛을 본다. 원두는 품종마다 고유한 향과 맛을 가졌지만, 날씨나 습도에 따라 맛이 미묘하게 변한다. 이를 위해 카페105에서는 매일 커피를 블렌딩한다. 리베라와 바리스타들이 만족할 만한 맛을 찾으면 그때 원두의 양이나 시간을 결정해, 그날의 커피를 추출한다. 그렇지만 원하는 맛이 나올 때까지 아침마다 수십 잔의 커피를 마시는 경우도 있다. 리베라는 바리스타의 진정한 역량은 다양한 변화를 파악해 최상의 커피를 뽑는 것이라고 말한다. 그래서 이 일을 매일 하루도 거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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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마스터이기 전에 그녀도 세 아이의 엄마다 [사진=한정선]

 

꿈이 날개를 달다

 

매장에서는 회사를 대표하는 점장이자 커피마스터이지만, 가정으로 돌아가면 그녀는 세 아이의 엄마다. 매장 전반에 대한 관리는 물론, 커피에 대한 공부도 꾸준히 하고 있으며, 아이들의 숙제도 봐주고, 거기에 살림까지 하는 이른바 슈퍼맘이다. 인터뷰중에도 그녀는 남편이 큰 힘이 되어주지 않았다면 이렇게 열심히 일할 수 없었을 것이라며 아이들이 많다 보니, 오히려 자기들끼리 서로 의지하고 버팀목이 되어주는 모습이 너무 기특하다며 환하게 웃어보였다.

 

최근 국내에도 다문화, 다둥이 가정이 늘어나면서 복지정책도 다양화되고 있다. 보육 지원은 물론 일자리 지원도 그녀가 한국에 처음 왔던 20년 전과는 하늘과 땅 차이다. 그녀는 커피에 관심이 있는 다문화 가정 여성들이 있다면, 자격증 등을 적극적으로 알아보고 도전해봤으면 좋겠다그러나 쉬운 일은 없으므로 좋아하는 일은 계속하려면 그만큼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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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지금에 머물지 않고 커피 관련 강의에도 도전해보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사진=한정선]

 

실제로 그녀는 얼마 전 짬짬이 시간을 내 한식·양식 조리사 자격을 취득했다. 바리스타로 일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매장 샌드위치는 그녀의 아이디어와 손끝에서 탄생했다. 또 지금 구상하고 있는 메뉴도 곧 출시할 예정이라고 한다. 최근 리베라는 한국어도 열심히 공부하고 있다. 더 전문적인 커피 관련 자격에 도전하고 싶은 마음도 있지만, 앞으로는 배우는 학생에 머물지 않고, 커피 관련 강의를 해보고 싶다는 포부다. 매장이 안정되면 2호점 오픈도 가시화할 생각이다.

 

“12년 넘게 커피라는 분야에서 일하고 있지만, 아직도 커피는 미지에 가까운 세계라는 느낌이 든다. 그래서 도저히 게을러질 수가 없어요리베라의 성격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말이다.

 

누구에게나 꿈이 있다. 그러나 성취하기 위한 노력이 밑바탕 되지 않는 꿈은 일장춘몽에 지나지 않는다. 성실함을 무기로, 외국인이라는 핸디캡 속에서도, 최고의 바리스타가 되기 위해 노력을 아끼지 않는 그녀의 긍정 에너지에 아낌없는 응원과 박수를 보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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